독립(Independent):

인디게임(Indiegame)이란 과거 저비용 게임 개발 구조를 통해 퍼블리셔나 스폰서 등의 간섭에서 벗어나 1인 개발 등 소규모로 개발자의 온전한 독립된 가치를 담아낸 게임을 말하는 단어였으나, 최근에는 10-20명 규모의 중견 개발사들조차 5명 전후의 소규모로 개발 프로덕션을 최적화하고 있는 업계 위기 상황으로, 이제 인디게임(IndieGame)이라는 단어는 이제 시장에서 생존을 이루고자 하는 모든 독립된 개발 프로덕션 혹은 대규모 자본 혹은 대기업 스튜디오 체제 하에서도 독립된 게임의 가치를 추구하는 작품까지 포함하는 광범위의 개념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정무식 교수의 게임 기획론’ 中

시장에서의 생존이란?

대부분의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의 성공을 꿈꾸지만, 지금의 게임 시장은 장르 개발로 유저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노련한 중견 게임 개발사들에게도 매우 어려운 시장입니다. 때문에 인디 게임이라면 성공보다는 우선 생존을 목표로 해야만 합니다.

정글(물, 나무, 열매, 곤충, 동물 등 다양한 자원들이 생성되는 곳), 과거 게임 시장이 <정글에서 살아남기>와 같이 자신만의 스킬을 갈고 닦은 뒤 각자의 방식으로 자원을 채취하여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었다면 , 데이타에 기반한 집요한 소재 개발로 고도화된 UAC와 더 희소해진 과금 유저를 타겟팅 하기도 어려운 지금, 무엇보다 유투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주요 플랫폼과의 점유율에서도 크게 밀리고 있는 게임 시장은 빙하기의 정점으로 볼 수 있으며 때문에 자원이 풍부한 정글과 반대로 자원이 극도로 제한되는 빙하기에서의 생존법이 다르듯 인디의 생존을 위한 준비는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인디게임,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이미지 생성: Microsoft Copilot)

인디게임 생존을 위한 원칙 10계명

우리의 게임은 이제 곧 위 그림의 탐험가처럼 눈보라가 몰아치는 혹독한 환경을 뚫고 첫 베이스캠프까지 이동해야만 합니다. 물론 베이스 캠프까지 어렵게 도달한다 해도 또 그 다음 목적지가 주어질 것이고 그 또한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이 런칭 후 유효한 다운로드 숫자 혹은 매출이라는 첫 목적지까지 도달하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인디는 내 게임의 생존을 위해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하는 필수 사항을 우선 알아두어야 합니다.

  1. 스팀(Steam) or 모바일?
    많은 개발자들이 스팀과 모바일 런칭을 고민하지만,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는 스팀(Steam) 플랫폼이 보다 더 적합합니다. 모바일의 경우 런칭에 비용이 들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노출(유저 유입의 기회)을 보장해 주지 않는 반면, 스팀의 경우 Steam Direct에 출시하는 게임 한 건당 100달러의 수수료를 통해 출시 노출 1회, 업데이트 노출 5회 등 특정 기간 동안의 노출을 보장해 주기 때문입니다.(또한, 해당 수수료는 향후 게임이 스팀 상점 및 앱 내 구매에서 1,000달러 이상의 총 매출을 올리면 환급 받을 수 있습니다.)
  2. 과금 유저 중심의 장르 선택
    하지만, 스팀의 경우에도 다운로드 비중과 매출이 비례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스팀의 경우 글로벌 장르 유저풀이 고정되어 있으므로 매출 즉 과금 유저 중심의 장르를 잘 분석한 뒤, 개발을 시도해야 합니다. 반면, 모바일 즉 구글플레이의 경우 동남아 등을 통해 신규 다운로드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UAC등으로 이미 고도화된 시장과 척박한 결제 환경 속에서 과금 유저가 내 게임에 유입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글로벌에서 매출이 나는 국가도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때문에 현재 국내 게임 시장의 경우 초반 안착한 소수의 장르 게임들 그리고 방치형 게임으로 중소 게임사들이 매출 유저 파이를 나누고 있는 형국입니다. 때문에 모바일 출시를 목표로하는 인디라면 전세계 4위 게임 시장이라는 한국에서 우선 성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이후 북미를 중심으로한 글로벌 성과로 확장해 나가야 합니다.
  3. 게임 컨셉이 50% 이상의 성공을 좌우
    게임의 플레이와 구성의 디테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장르 선택 이후 컨셉이 게임의 성공을 50%이상 좌우합니다. 현재 글로벌 주요 국가 핵심 유저층 그리고 특히 과금 유저층이 고정된 가운데 대부분의 장르 게임 유저는 새로운 게임의 플레이를 원하거나 배우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과금 유저 층 대부분은 자신이 원하는 게임 혹은 컨셉 스타일을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해당 컨셉이 어필되는 경우에만 유저는 게임에 반응하고 위시리스트 등에 추가한 뒤 이후 출시를 기다리게 되는 것입니다.
  4. 유저를 통한 빠른 호감도 체크 필요, 이를 위한 스토어 페이지 조기 구축
    때문에, 인디는 게임을 다 만든 뒤 유저에게 확인받으려는 조심스럽고 소극적인 접근이 아니라 캐릭터 이미지, 가상의 스크린샷, 게임 플레이 연출 영상 등의 지속적인 공개를 통해 내 게임에 대한 유저 호감도를 단계 별로 확인해 나가야 합니다. 핵심은 내 장르 게임의 스타일과 개성을 좋아해줄 수 있는 유저 층을 늘려나가는 것이며, 이를 위해 스팀 스토어 페이지를 런칭 시점이 아닌 초반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5. 빠른 개발과 유저 테스트가 핵심
    많은 인디개발자들이 완성되지 않은 게임의 공개를 어려워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인디게임은 게임 장르와 컨셉의 어필이 가장 중요하며, 무엇보다 내가 아무리 공들여 만든 후반 콘텐츠라 하더라도 유저가 거기까지 진행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반드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때문에 게임을 다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플레이 컨셉 영상 제작 및 사전 공개를 통해서라도 핵심 컨셉과 플레이 방식이 유저에게 어필하는지 우선 확인하고 이후 순차적인 테스트 버전 제작을 통해 게임의 완성도를 꾸준히 집요하게 높여나가야 합니다.
  6. 발로 뛰며 장르 유저 모으기
    장르와 컨셉이 어필하는 것을 확인하였다면 인디는 이후 지속적으로 유저와 소통하며 Steam Next Fest, BitSummit, Indie Sunday, Wolsome Games 등 국내 외 다양한 공모전, 전시회, 게임쇼 등 온,오프라인 이벤트에 꾸준히 참가하여 게임의 개발 > 테스트 > 유저 피드백 > 게임 보완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꾸준히 반복적으로 진행하여야 합니다.
  7. 개발의 선택과 집중
    인디는 시간도, 자원도, 인력도 모두 부족합니다. 때문에 반드시 선택과 집중을 이뤄내야 합니다. 성공한 인디게임의 포인트를 디테일하게 분석하고, 내 게임의 어떤 포인트가 장르 유저들에게 어필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하며 해당 부분의 엣지를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콘텐츠의 볼륨, 고도화된 BM, 온갖 다양한 시스템으로 무장한 메이저 게임과 비교 후 따라가려 노력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내 게임의 한계를 인정하고, 내 게임에 애정을 가진 한 명의 유저라도 과금할 수 있는 포인트, 핵심 콘텐츠를 구성하는 전략적인 개발을 진행해야만 합니다.
  8. 운영의 선택과 집중
    앞서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은 단순히 개발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디라면 가급적 복잡하고 관리가 어려운 법인(주식회사)의 형태보다 특정 매출 구간(세금 이슈)까지 도달하기 전에는 개인 회사 형태로 운영 또한 단순화하는 것이 좋고, 게임 운영에 있어 네이버 라운지 혹은 까페 커뮤니티 등을 활용할 때 역시 쿠폰 배포 등 홍보와 모객의 용도로만 활용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더하여, 스팀의 경우 런칭 이후 메일로 오는 수많은 스팀키 요청 역시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9. 인디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최대한 활용
    인디라고 하더라도 각 지역의 글로벌 게임 센터 혹은 진흥원, 오렌지 플래닛 등에 입주하여 여러가지 다양한 지원을 받고 무엇보다 렌트비 등 고정 비용을 절약해야하며, 다른 인디 개발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여야 합니다. 한국은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적극적인 게임 산업 육성 및 지원책을 펴고 있는 국가이니 이런 모든 지원들을 꼼꼼히 파악하고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0. 레딧(Reddit)을 통한 글로벌 팬과 소통 및 커뮤니티 구축
    우리의 게임은 장르 게임이여야 하며, 인디 게임 개발사는 장르 게임 맛집으로 소문이 나야 합니다. 최초의 성과까지는 굉장히 어렵지만, 한 장르의 분야를 갈고 닦으면 인디라고 하더라도 분명 언젠가 대기업보다 더 예리한 장르 게임을 개발하고 런칭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유저 리뷰를 분석하고 글로벌 팬과 직접 소통하며 자신의 장르 게임 팬 층을 조금씩 모아나가야만 합니다. 때문에 인디라고 하더라도 레딧(Reddit) 등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내 게임에 애정을 보여주는 팬과 함께 해당 국가 유저 층을 넓히고, 인게임 번역과 콘텐츠 수정의 방향 수립 등 유저와 함께 게임의 퀄리티를 높여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게임은 메이저 게임에 비해 분명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메이저와 장르가 겹치지 않고, 컨셉을 잘 노린다면 분명 글로벌 어딘가의 내 게임을 좋아해주는 유저를 반드시 찾을 수 있습니다. 인디는 투자, 퍼블리싱 등 눈 앞의 달콤한 기회의 유혹보다 글로벌 팬으로부터 인정받는 장르 게임의 완성과 이를 통한 성과를 먼저 이뤄내야하며, 이를 위해 나만의 명품을 완성해가는 장인 정신으로 하루하루의 성취감을 느끼고 이를 한땀 한땀 내 게임에 담아내야만 합니다.

  • 본 강연은 ‘소규모 인디게임 개발사의 시장 진출 공략’ 내용을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


글: 정무식 교수(가천대학교 게임영상학과 부교수/공학박사)

정무식 교수는?

1994년 트리거소프트 창업 멤버로 출발하여 엔씨소프트 디렉터, 나스닥 상장사인 그라비티의 사외이사 및 루노소프트의 부사장을 역임한 대한민국 1세대 게임 개발자다. 2003년 글로벌 최초의 인디게임공모전을 기획, 개최한 이후로 국내 인디게임 육성에 오랜 관심과 지원을 이어왔으며, 성남산업진흥원 선임 이사,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기능성 게임, 게임 리터러시 등의 자문을 맡아 국내 게임 문화 정착과 확산에 앞장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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