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문제가 있다. 게임 중 내뱉는 거친 말과 욕설, 그리고 용돈을 모두 게임 아이템 구매에 쓰는 과도한 ‘현질(게임 내 과금)’ 문제다. 게임문화재단이 전문가들과 함께 이 두 가지 고민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게임 중 욕설, 무조건 막는 게 능사일까
아이가 게임을 하다가 흥분해서 욕설을 하거나 화를 낼 때, 많은 부모들은 당황한다. 이장주 소장은 이럴 때 “왜 그랬니?”보다 “어떤 상황, 어떤 기분이었어?”라고 물어보라고 조언한다. 게임에서 지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친구들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싶어서인지 욕설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보연 회장은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 네가 져서 정말 속상했구나”, “친구한테 지니까 자존심이 상했구나” 하고 감정을 짚어주고 아이가 자기 마음을 알아차려야 스스로 진정할 기회를 얻는다는 설명이다.
물론 거친 말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부모가 먼저 흥분하거나 아이를 바로 나무라지 말고 차분하게 원칙을 알려주면서 대체 표현을 가르쳐주는 것이 핵심이다.
“네가 화난 건 이해해. 하지만 욕으로 표현하는 건 우리 집 규칙에 맞지 않아. 속상할 때는 욕 대신 <OOO>의 방식으로 표현해보자”라는 제안이다.
정무식 교수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 온라인 환경, 그리고 남성 특유의 과시욕(?) 등을 고려한다면 게임 중 욕설에 대해 부모가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더불어 욕설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어도 분명히 아이 스스로 절제시키고 조심시킬 수는 있다며, “게임을 못하게 된다”라는 ‘게임 중단’에 대한 명확한 경고를 통해 아이 스스로 신경 쓰고 조심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만약 아이가 기물을 던지거나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매우 상스러운 욕을 한다면 이 또한 사전에 규칙을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만약 네가 너무 흥분해서 물건을 던지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면 게임은 바로 멈출 거야. 네가 진정된 이후에 다시 할 수 있어.” 이때 이것이 페널티(벌)이 아니라 아이의 안전과 감정 조절을 돕기 위해 필요한 시간임을 부모가 명확히 알려야 한다고 이보연 회장은 조언했다.
현질(게임 결제), 막을 것인가 허용할 것인가
아이들이 받은 문화상품권이나 용돈을 모두 게임에 쓰려는 경우도 흔하다. 이장주 소장은 무조건 금지하면 오히려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해 부모 몰래 현질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을 경제 교육의 기회로 활용해 나가는 것이다.
“게임에서 돈을 쓰면 어떤 기분이 들어?”, “결제하지 않고도 얻을 방법이 있을까?”와 같은 질문으로 아이 스스로 소비 즉 구매 동기를 점검하게 하고, “결제하고 나면 되돌리기 어렵고, 후회할 수도 있으니 좀 더 생각하고 현명하게 선택히보자”라는 대화로 마무리하되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실수를 하더라도 스스로 느끼고 깨닫게 하는 것이 좋다.
이보연 회장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첫째, 무조건 결제를 금지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용돈의 사용 범주를 함께 정한다. 예를 들어 “만 원 중 3천 원은 게임에, 나머지는 책이나 간식, 친구와의 활동에 쓰자”처럼 비율을 나누는 것이다.
셋째, 구체적인 한도 규칙을 정해야 한다. “한 달에 게임 아이템 결제는 최대 5천 원까지만”, “문화상품권을 받으면 전체의 30%까지만 게임에 사용 가능” 같은 식으로 숫자로 정한 규칙이 있어야 아이가 지출을 조절해 나갈 수 있다.
넷째, 현질(과금)의 가치를 점검해 보는 대화도 필요하다. “이거 사면 너에게 어떤 도움이 돼?”, “다음 달에도 또 필요할까?” 하고 질문해 보면 아이가 충동구매를 줄이고 소비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다.
정무식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아이 스스로 구매할 아이템을 비교하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 그리고 구매 후 부모가 함께 그 경험을 같이 이야기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더하여 “너 그때 그렇게 아이템 미리 사고 할인 판매 할 때 후회했잖아. 조금 더 기다려보자” 같은 식으로 아이 관점의 이익을 생각해보고 설득하면 보다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대화’와 ‘원칙’
위 강연의 주요 내용을 두 가지 핵심 주제로 다시 한번 정리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1. 게임 중 거친 말과 욕설, 어떻게 대처할까?
아이들이 게임을 하며 화를 내거나 비속어를 쓰는 것은 게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아직 감정 조절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배경 이해하기: 아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스트레스, 친구 사이의 허세 등) 그 순간의 기분을 먼저 물어봐야 합니다.
- 대체 표현 가르치기: “속상하다”, “억울해”와 같이 감정을 건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대체 표현을 알려주고 가족 안에서 연습하게 합니다.
- 분명한 원칙 세우기: 화가 난 감정은 이해해주되, 욕설이나 기물 파손은 집안 규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명확히 합니다.
- 감정 조절을 위한 휴식: 아이가 너무 흥분했을 때는 “너를 돕기 위한 시간”임을 강조하며 5분 정도 게임을 쉬게 합니다. 이는 벌이 아니라 안전과 조절을 위한 것임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2. 게임 내 결제(현질), 허용 범위와 방법은?
무조건적인 금지는 아이가 몰래 결제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므로, 이를 경제 교육의 기회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스스로 동기 점검: “결제하면 기분이 어때?”, “결제 없이 얻을 방법은 없을까?”와 같은 질문으로 아이 스스로 소비의 필요성을 생각하게 합니다.
- 비율과 한도 정하기: 용돈의 일정 비율(예: 30%)이나 구체적인 금액(예: 한 달 5,000원) 등 숫자로 된 규칙을 함께 만듭니다.
- 소비 경험 공유: 결제 후 만족도나 후회했던 경험을 부모와 함께 이야기하며 충동구매를 줄이고 계획적인 소비를 배우게 합니다.
- 경제 개념 확립: 게임 내 소비를 실전 경제 경험의 교과서로 활용하여 책임 있는 경제생활을 익히도록 돕습니다.
게임문화재단 전문가들은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을 줄이고 아이의 언어, 감정, 소비 습관을 조율해 나갈 수 있다며 자녀의 게임 문화에 대한 부모의 지혜로운 접근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