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디지털 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가 게임을 넘어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장되며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VR, AI, 디지털 트윈, 실시간 3D 등 IT 기술의 발전과 빅테크의 적극적인 진출,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일상화로 메타버스 경제 생태계가 활발하게 구축되고 있다.
글로벌 통계 전문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1년 307억 달러(약 36조 7786억 원)에서 2025년에는 2969억 달러(355조 6862억 원)로 10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2030년이 되면 시장 규모는 5,000억 달러(6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빅테크뿐만 아니라 통신, 건축·건설·제조, 모빌리티, 교육 등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가세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다양한 분야의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 혁신을 주도하는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유니티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운영 플랫폼으로 크리에이터들이 창의적으로 메타버스 미래를 구현할 수 있도록 엔진 업데이트는 물론 주요 기술 업체 인수를 적극 진행하고 있다.
최근 영화 ‘아바타’와 ‘반지의 제왕’,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의 CG 영상을 제작한 수많은 수상 경력에 빛나는 업체인 ‘웨타 디지털’과 실시간 변형·시뮬레이션 아티스트 툴 ‘지바 다이나믹스’를 차례로 인수하며 주목받았고, 유니티는 추후 이러한 툴들을 유니티 플랫폼에 통합, 크리에이터들이 최적의 툴을 활용해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밝히기도 했다.
유니티는 메타(구 페이스북) ‘호라이즌 월드’, 네이버제트 ‘제페토’, 미국 오픈월드 소설 플랫폼 ‘VR챗’ 등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에 사용되고 있으며, 메타버스 플랫폼 외에도 디지털 트윈, 디지털 휴먼 구현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
◆ 메타버스 플랫폼 주요 사례
유니티는 네이버제트 제페토, 메타(구 페이스북) 호라이즌 월드 등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산업 전반에 보급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넷마블에프앤씨와 빗썸메타와 각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유니티는 넷마블에프앤씨와는 ‘메타버스 월드’ 구축을 위해, 빗썸메타와는 소셜형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유니티 엔진과 기술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넷마블에프앤씨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 디지털 휴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웹툰·웹소설), 커머스 등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빗썸메타는 이용자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소셜형 3D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네이버제트는 2018년 AR에서의 확장성을 고려하여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3D 캐릭터 생성 및 모델링,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선보였다.
제페토에는 서울 한강공원과 영화관, 무릉도원을 테마로 한 상상의 월드 등 여러 가상의 월드가 3차원으로 구축되어 있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아바타를 만들어 게임이나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높은 접근성 덕분에 올해 6월 기준, 제페토 크리에이터 수는 260만 명을 돌파했으며, 누적 아이템 판매량은 1억 5000만 개, 아이템 거래액은 300억 원에 달한다.
지난 3월 출시 3년 만에 글로벌 누적 가입자 수 3억 명을 돌파한 제페토는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등 200여 개 국가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2000여 만 명의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를 기록하고 있다.
◆ 메타의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
소셜 네트워크 메타의 VR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도 유니티 기반으로 제작됐다. 메타는 VR 기기 오큘러스를 기반으로 한 VR의 세상에 메타버스를 구현해 놀이, 친목, 업무, 경제 활동까지 모두 담으려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메타의 호라이즌 월드에서 아바타로 변신해 소셜 플랫폼처럼 가상공간에서 이야기를 주고받고 지인들과 게임이나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또, 자신만의 세상으로 만들 수 있으며 기존에 지인들과 채팅을 하듯 음성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한편, 지난 4월에는 호라이즌 월드에서 크리에이터들이 옷과 액세서리와 같은 가상 아이템을 제작해 수익을 창출하고 보너스를 받는 등 디지털 자산 판매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SK텔레콤 ‘이프랜드(ifland)’
SK텔레콤은 2021년 7월 유니티를 기반으로 다양한 가상공간과 아바타를 통해 이용자의 메타버스 경험을 극대화할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선보였다.
라이브 영상 중계 기능과 국내 최대 131명 동시 접속 지원의 강점을 바탕으로 올해 6월에는 약 87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각종 기업 및 단체로부터 2000건이 넘는 제휴 러브콜을 받았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 내 다양한 경제 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포인트 지급 및 후원 등 참여자 보상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용자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코스튬과 아이템을 판매해 수익할 수 있는 개방형 3D 콘텐츠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하반기에는 PC 버전을 출시하고 유럽, 북미, 중동, 아시아 등 글로벌 진출을 통해 메타버스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LG 유플러스 메타버스 서비스 ‘U+가상오피스’
유니티 코리아와 LG 유플러스는 2021년 11월 메타버스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가상오피스 서비스 제작을 비롯해 다양한 메타버스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U+ 가상오피스’는 유니티 엔진을 활용한 3D 공간 제작 기술과 LG유플러스 개발진의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역량을 합쳐 선보인 플랫폼이다.
U+가상오피스에는 실제 사무실처럼 책상이 있는 업무 공간, 휴식을 취하는 공간, 회의 공간, 비밀 대화가 가능한 공간 등이 구축되며, 스몰톡, 개인 면담, 화상회의, AI 회의록 등의 협업 툴을 통해 실제 사무실에서의 업무 과정과 동일한 사용자 경험 제공과 생산성을 보장한다.
◆ 대우건설 ‘메타갤러리’
대우건설은 유니티 엔진을 활용한 가상체험 견본주택 ‘메타갤러리’를 개발, 지난 4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메타갤러리’는 여타 사이버 모델하우스와 달리 1인칭 시점으로 게임을 하는 것처럼 사용자가 가상공간을 직접 돌아다니며 현실감을 극대화했다는 차별점을 내세웠다.
‘메타갤러리’는 유니티 엔진과 3차원 BIM 모델을 활용, 현실감 있는 가상 공간 구현 및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했다. 또한 공간을 이동하며 각종 분양 옵션 제품을 확인할 수 있게 했으며, 전시용 상품 여부도 클릭 한 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삼성전자 메타버스 활용 마케팅
삼성전자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1월 2022 CES(국제 전자제품 박람회)에서 뉴욕 맨해튼의 대형 제품 체험 전시장 ‘플래그십 837 (Flagship 837, 삼성 837)’의 가상 전시장을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에 구현한 것과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아 누적 방문객 400만을 돌파한 나만의 집 꾸미기를 구현해주는 글로벌 서비스인 ‘마이하우스(My House)’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 현대자동차 ‘메타팩토리(Meta-Factory)’
유니티는 2022 CES(국제 전자제품 박람회)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미래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및 로드맵 마련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유니티와 현대자동차는 MOU를 통해 실시간 3D 메타버스 플랫폼에 현실의 ‘스마트팩토리’ 공장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개념을 바탕으로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가상공장 ‘메타팩토리(Meta-Factory)’를 구축할 계획이다.
◆ 현대자동차 ‘메타팩토리(Meta-Factory)’
레질(Rezzil)은 경기 동영상을 활용해 선수들이 새로운 형태로 효과적으로 학습하고 훈련할 수 있는 트레이닝 앱인 ‘플레이어 22(Player 22)’를 선보였다. 메타의 VR기기 오큘러스를 착용한 선수들은 해당 트레이닝을 통해 훈련장에 있든 없든 신체적인 접촉 없이 경기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가상 훈련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방식으로 재현된 가상 훈련 공간은 관중의 소음뿐만 아니라 촉각 센서를 통해 축구, 농구, 테니스와 같은 공을 차는 듯한 느낌도 구현된다. 또한 프로 운동선수가 신체적 부담은 줄이며 훈련에 참여할 수 있게 도움으로써 부상에 대한 부담감을 줄였다.
지난 1월 맨체스터 시티는 축구 클럽 최초로 레질의 가상 피트니스와 훈련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팬들은 경기장에서 훈련 세션에 참가하고 색다른 스포츠 및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 부산광역시교육청 ‘메타버스 소양 교육’
2021년 8월 유니티 코리아는 부산광역시교육청과 교육청 단위로는 최초로 ‘메타버스 기반 인공지능 및 데이터 교육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유니티는 부산광역시교육청과 함께 학생들이 유니티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소양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협력하며 궁극적으로는 메타버스 콘텐츠의 소비자가 아닌 창작자를 육성할 계획이다.
◆ 가수 존 레전드(John Legend)의 웨이브(Wave) 공연
2020년 6월, 유니티로 만들어진 ‘웨이브(Wave)’라는 공연 플랫폼에서 미국 가수 존 레전드(John Legend)가 실시간 공연을 개최했다. 존 레전드가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춤을 추면 가상현실의 아바타가 그대로 동작을 따라했다. 피아노를 연주할 때는 피아노까지 가상 공간에 그대로 등장했다. 또, 실시간으로 진행된 공연이었고 폭죽 등 장식 아이템도 적용되었다. 관객들은 공연하는 가수를 한 개의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가수 주변을 날아다니면서 관람할 수가 있다.
존 레전드의 이 공연은 형법 제도를 비판하는 “프리 아메리카(FREE AMERICA)”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기부 캠페인이었다. 웨이브 플랫폼 또는 트위터와 유튜브 라이브로 함께한 관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었고, 관객들이 기부를 하면 플랫폼 내 화면에 이름과 꽃 등의 이미지가 함께 등장했다.
◆ 써큘러 패션 서밋(Circular Fashion Summit, CFS)
유니티는 최초의 VR 패션 컨퍼런스인 ‘써큘러 패션 서밋(Circular Fashion Summit, CFS)’의 기반 기술이기도 하다.
2021년 진행된 CFS는 유니티로 제작, 파리의 역사적인 건축물 그랑 팔레(Grand Palais Éphémère)를 디지털 트윈으로 재현한 라블라코(Lablaco)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스핀 유니버스(Spin universe)’에서 진행됐다. 예술, 디자인, 과학, 공학 분야가 연대해 지속 가능한 새로운 패션 생태계 전환을 위한 해결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자리로서 마련됐다.
CFS 2020도 유니티의 실시간 3D 기술로 제작되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VR 소셜 플랫폼 ‘알트스페이스VR(AltspaceVR)’을 통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오큘러스의 헤드셋을 통해 VR 플랫폼상에서 컨퍼런스 및 관련 이벤트에 참여했다.
◆ 인섬니악 이벤트(Insomniac Events)
유니티는 올해 3월 세계 최대의 라이브 음악 공연 제작사인 인섬니악 이벤트(Insomniac Events)와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유니티는 지난 30년 가까이 커뮤니티와 자기표현, 감동을 모토로 다양한 경험을 제작해온 인섬니악 이벤트 팀과 함께 장소에 상관없이 라이브 음악 공연에 가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속적이고 새로운 메타버스 세계를 팬 커뮤니티에 제공할 예정이다.
◆ 긱XR(GigXR) ‘홀로페이션트(HoloPatient)’
긱XR(GigXR)의 홀로페이션트(HoloPatient)는 표준 환자 시나리오의 홀로그램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는 학습 어플리케이션이다. 고품질의 사실적인 홀로그램 표준화 환자는 강의 세션 중에 학생이 위치한 장소로 이동되며, 학생들은 헤드셋을 통해 강사와 대화하면서 환자를 검사하고, 둘러보고, 상호작용할 수 있다.
여러 해를 걸친 교육을 마친 의대생이라도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습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험을 쌓는 경우가 많은데, XR 기술을 활용해 실제 상황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임상 환경을 모방해 만든 경험을 통해 안전하게 실습할 수 있다. 홀로그램 환자를 활용하면 위험 상황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으며, 실습생의 부담도 덜 수 있어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 비르타메드(VirtaMed) ‘수술 시뮬레이션’
비르타메드(VirtaMed)는 의료 교육용 혼합 현실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스위스 제조업체로, 전통적인 수술 훈련에 수반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시뮬레이터에 다가서는 순간부터 실제 수술처럼 준비가 가능하고, 시뮬레이터는 실제 환자에게 행하는 수술을 그대로 모방할 수 있다. 또한, 레지던트가 수술에 철저히 대비할 수 있도록 출혈이나 담즙 유출과 같은 합병증을 추가할 수 있다.
유니티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여 복잡한 수술 훈련 시나리오를 재현한 비르타메드는 수상 경력에 빛나는 혁신적인 라파로S(LaparoS) 시뮬레이터를 통해 의사들이 수술을 훈련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이와 같은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 훈련을 사용하면 미숙한 수술을 방지하여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고, 전통적인 방식보다 더 극적으로 훈련 성과를 개선할 수 있으며, 기술 접근 장벽을 없애 전문적인 수술 기술을 보편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