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폴드로 노벨 화학상 수상, AI 연구의 새 지평 열어
2024년 10월, 인공지능 연구소 딥마인드의 창립자 데미스 허사비스와 수석 연구원 존 점퍼가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하며 AI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은 이번 수상은 AI 연구자가 순수 과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의 상을 받은 첫 사례로 기록됐다.
다큐멘터리 ‘더 싱킹 게임’에서 조명된 딥마인드의 여정은 알파고의 바둑 승리로 세계를 놀라게 한 것에서 시작됐지만, 이제는 생명과학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공개된 알파폴드 3는 단백질뿐 아니라 DNA, RNA, 리간드 등 모든 생명 분자의 상호작용을 예측하며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로 재탄생, AI 경쟁의 중심에 서다
2023년 4월, 구글은 딥마인드와 사내 AI 부서인 구글 브레인을 통합해 ‘구글 딥마인드’를 출범시켰다. 이는 ChatGPT를 개발한 OpenAI와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데미스 허사비스는 이제 딥마인드의 수장을 넘어 구글 전체의 AI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통합 이후 딥마인드의 기술력은 구글의 최신 언어 모델 ‘제미나이’ 개발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을 동시에 이해하는 이 멀티모달 AI는 허사비스가 꿈꾸던 범용 인공지능(AGI)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또한 ‘RT-2’ 같은 로봇 제어 모델을 통해 AI가 가상 세계를 넘어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연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AI 안전성 논의를 주도하는 기술 리더
허사비스는 기술 개발만큼이나 AI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여왔다. 2023년 영국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AI 안전 정상회의’에서 그는 AI가 초래할 수 있는 실존적 위험을 경고하며 정부 차원의 규제와 기업의 책임을 강조했다.
딥마인드는 수익성보다 과학적 발견을 우선시하는 독특한 기업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알파폴드 데이터를 전 세계에 무료로 개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철학은 순수 연구를 지향하는 딥마인드와 상업적 성과를 원하는 구글 경영진 사이의 긴장을 낳기도 했지만, ChatGPT 등장 이후 딥마인드의 기술이 구글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며 현재는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과학의 미래를 설계하는 영향력
알파고로 시작된 딥마인드의 도전과 성공의 서사는 노벨상이라는 학문적 결실과 구글의 핵심 엔진으로서의 실질적 영향력으로 결실을 맺었다. 데미스 허사비스는 이제 단순한 천재 개발자를 넘어 인류의 미래와 과학의 지도를 그리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